[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우리가 패스할 곳을 정해놓고 패스를 한다면, (알 힐랄은)답을 정해놓지 않고 최고의 선택을 하려고 해."
이정효 광주 감독은 지난 4월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2024~2025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전에서 0대7로 대패를 당한 뒤 소속팀 제자인 미드필더 이강현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 이렇게 적었다. 알 힐랄 소속 후벵 네베스, 주앙 칸셀루, 그리고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의 플레이에 깊은 감명을 받은 눈치였다. 이강현도 개인 블로그에 "직접 상대한 사비치는 경이로웠다. 얼핏 느슨하고 설렁(설렁) 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게 아니었다. 볼이 어디에 있든지 계속해서 주위 상황을 체크했다. 머릿속에 플레이가 그려져있는 것 같았다. 볼이 자기한테 오면 상대가 어디에 있던지, 어느 공간이 비었던지, 우리 편은 어디에 있는지가 머릿속에 그려져있기 때문에 몸에 힘을 빼고 쉽게, 툭툭 축구를 했다. 생각의 속도가 빠른 전형적인 축구 도사였다. 기본에도 퀄리티 차이가 있음을 느끼고 배웠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밀린코비치-사비치, 팬들 사이에서 앞글자를 따서 '밀코사'로 불리는 사비치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사우디로 간 선수'가 아니란 사실을 ACLE에서, 그리고 이번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증명해보였다.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이끄는 알 힐랄의 주전 미드필더로 '역대급 돌풍'을 주도했다. 아시아 소속 클럽 중 유일하게 토너먼트에 올라 16강에서 맨시티를 4대3으로 꺾은 알 힐랄은 5일 플루미넨시와의 8강전에서 1대2로 패하며 아쉽게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