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로 구성된 오클랜드 시티FC(뉴질랜드)가 클럽 월드컵 무대에서 감격의 골을 터트렸다. 16강에 오르지 못했지만, 첫골과 무승부에 선수들은 환호했다.

오클랜드 시티는 25일(한국시각)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에서 열린 2025 피파 클럽 월드컵 C조 최종전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후반 6분 수비수 크리스천 그레이의 헤더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오클랜드는 1무2패로 보카 주니어스(2무1패)와 함께 16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1차전 바이에른 뮌헨전(0-10), 2차전 벤피카전(0-6) 대패의 아픔을 씻듯이, 이날 대회 첫골과 함께 무승부를 일궈냈다.

오클랜드는 이날 0-1로 뒤지던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그레이가 측면에서 올라온 공을 머리로 꺾으며 골망을 출령였다. 동료 선수들도 첫골이 터지자 승리한 듯 환호했다.

오클랜드는 이번 대회에 출전한 32개 클럽 중 최약체로 꼽힌다. 뉴질랜드에는 프로리그가 없다. 하지만 지역 강호 호주가 아시아축구연맹으로 이동한 이래, 오클랜드는 오세아니아축구연맹의 간판 클럽으로 주요 대회에 나서고 있다.

선수들은 축구에만 몰두하는 프로가 아니다. 대부분 교사, 학생, 제약회사 직원, 배달부, 부동산 중개인 등 주업을 갖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각자 연차를 내고 출전했다.

당연히 1~2차전에서 세계적인 강호에 크게 졌고, 이날 3차전에서도 전반 26분 골키퍼 네이선 개로우의 자책골로 실점하면서 무득점 대패가 반복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오클랜드 선수들은 필사적으로 수비했고, 보카 주니어스의 파상적인 슈팅이 골대를 맞거나 개로우 골키퍼의 손에 걸리는 행운도 잡았다. 결국 오클랜드는 보카 주니어스의 슈팅 39개를 헤쳐나갔고, 슈팅 3개 중 하나를 성공시키며 극적으로로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본업이 체육 교사인 그레이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원봉사자에 의존한다. 돈도 많지 않다. (무승부로) 모두가 행복한 것이 기쁘다”라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mail protected]